아무것도 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유

Grubby Powers 2015. 6. 29. 14:30


방송인 김제동씨가 모처에서 강연했던 예전 동영상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유'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부부사이에서의 관계유지를 위한 '우스개'소리 를 하는 와중에 이런 표현이 나왔었는데 강연의 맥락과 상관없이 떠오른 잡생각입니다. ㅋ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자유와 연결하면 이게 웬지 나태하거나 무책임한 자세에서 탈출하는 묘한 면죄부 효과가 있습니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백수마냥 놀기만 하는 비사회적인 인간으로 오해(!)할수도 있겠지만 그 뒷부분에 '적극적인 자유'라고 딱 붙여주면 웬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뭔가를 얻은 듯 한 느낌입니다.



가능할런지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다르고, 수긍여부도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적극적인 자유를 즐길려면 아무것도 하지 말아라'라는 표현이 맘에 듭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뭘 먹고 살거냐는 친절한 조언(비아냥)은 일단 패스입니다. 자유=무책임=무능력이라는 개념을 탑재한 분들에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는 표현자체가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나름대로 확실한 자기관리와 든든한 경제적 대책이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어니 J 젤린스키(ernie j. zelinski)라는 작가가 '일하지 않는 즐거움'이라는 책을 발간했습니다. 처음엔 노란색 표지가 인상적인 '베짱이' 느낌이 풀풀 나는 B급 서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97년에 나온책이니까 벌서 18년이나 되었습니다. 검색해보니 이젠 온라인서점에서는 팔리지 않고 중고책방에서나 만날 수 있는 '유물'이 된것 같습니다.



교보의 책소개란에는 

"의식을 전환시켜 새로운 방식으로 사는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한 책. 관습과 제도 속에서 경직된 삶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건강과 자신의 참모습을 위해 사는 구체 적 방법들을 소개한다."

라고 나옵니다. 

내용인즉, 누구나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지고, 그렇게 되면 인생을 느긋하게 살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사진-어니젤린스키닷컴트윗




사실, 이책의 저자는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한국인이 따라하기엔 이래저래 벅찬 구석이 많습니다. 저자는 31살에 3만달러의 빚을 가지고 은퇴했습니다. 31살에 은퇴는 하는것이 일단 평범하지 않겠죠? 이나이에 은퇴하는 사람은 부상당한 운동선수 밖에 없겠죠. 


뿐만아니라 어니 젤린스키는 일주일에 나흘만 한다고 합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주 5일근무가 보편화된 시대라서 그의 워킹스타일은 그냥 그저그런 프리랜서라고 할수 있겠지만 그가 책을 쓸 당시에 4일간 일하고 3일을 논다고 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한량이라고 할수 있겠죠.


당시 그는 TV도 한달에 한번 4시간 정도만 시청한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괜찮은 습관일 수도 있겠네요. 아무리 시대가 변했어도 괴상망칙한 라이프스타일을 따라할 필요는 없겠지만 TV와 스마트폰은 활에 지장을 주는 중독자들은 일정부분 사용을 자제할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TV나 스마트폰 몰입도 나름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표현'이고 '적극적인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죠. 


어니 젤린스키는 본인이 '일하지 않는 즐거움'을 증빙하는 셈이라고 하지만 그의 경제적인 자립은 결국, 무려 22개국의 '일하지 않고 싶은 사람들'이 호기심 가득, 뭔가에 대한 기대를 잔뜩 가지고 그의 책을 구입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내용은 별거아니라는...아마도 21세기의 개성넘치는 프리랜서들에겐 그저그런 말장난에 불과한 내용일수도 있습니다.




어니젤린스키의 책 내용중 각장의 타이틀입니다.  

아주 거시기하다 싶으면 무시하는 것도 좋겠지만 각자의 입장에서 비틀어서 받아들이면 됩니다. 

제1장 : 누구나 인생을 느긋하게 즐기며 살수 있다.

제2장 :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

제3장 : 노동은 노예나 하는것

제4장 : 건강을 위해 일 줄이기

제5장 : 자신의 참모습 발견하기

posted by max7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