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의 평균연봉은 얼마나 될까? 받은 만큼만 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들 3개 기관에서 매년 발표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의미는 다시 재고할 필요가 있다. 먹고 살기 바쁜 일반인에겐 보나 안보다 별 지장이 없는데 숫자놀음으로 보고서를 쓰는 이런저런 곳에서 가져다 쓰니 노파심에 살짝 들쳐본다. 숫자에 불과한 통계표이지만 가만히 특성별, 분포별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가구주의 인생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물론 그 기분은 별로다.





가구당 평균자산은 3억 8천164만원, 부채는 7천22만원, 평균소득은 5천10만원이다.  요약문을 다시 요약해서 올리는 기사만 보지 말고 통계표를 다운받아서 추려서 보게되면 좀더 재미있는 해석이 가능하다.우리나라 1인가구의 비율은 18.8%, 2인 가족은 25.2%나 된다. 2인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신혼부부나 은퇴하고 자녀들 출가시킨 노부부가 떠오르는게 당연하다. 그런데~! 신혼부부와 노부부의 평균나이가 몇살 쯤 될것 같은가? 신혼부부는 대략 30세, 노부부는 대략 70세라고 치면 어림잡아 2인가구의 가구주 평균 나이는 50세 정도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통계표의 나이는 놀랍게도 무려 60.4세이다. 1인 가구도 평균 58.7세이니 이제 말로만 듣던 노령사회를 실감하는 데이터다.



2~3인 가족에서 태어나 독립해서 1인가족이 되고 결혼해서 2인가족이 되었다가 아이들 태어나면서 3~5인 가족을 꾸린다. 자식들이 분가하면서 다시 2인가족이 되고, 한날 떠나지 않으면 누군가는 1인가족으로 지내다가 떠난다. 즉 4인가족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3-4-1-2-3-4-3-2-1의 순으로 가족원수가 변화한다. 사람은 같은데 소득과 부채 그리고 가족원수가만 무상하게 변해가는 것이다. 8개의 숫자는 첫째로 태어나서 배우자를 먼저 보내는 가구주라면 80세 인생을 10단위로 나누어 볼수도 있다.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상당히 서글프다. 숫자 8개로 끝나는 인생.






그런데, 8개의 숫자를 가만보면 1~4가 2번씩 반복된다. 즉, 평범(?)한 사람이라면 일생에서 혼자사는 시기가 1번, 둘이, 셋이, 넷이 함께 사는 시기가 각각 2번씩 되풀이 된다. 물론 배우자보다 먼저 떠나는 사람은 일생에서 혼자되는 시기는 딱 한번으로 끝난다. 독신, 이혼과 재혼, 무자식, 등 예외(?)적인 상황은 제외한 경우이다. 재밌지 않은가? 일생에 가족원수는 두번 되풀이 된다는 것이? 이렇게 엉뚱한 관점에서 보면 인생은 한번 사는것이 아니라 두번 사는 것이라고 (편한대로)생각해도 된다. 




 



<추가잡담>

지난해 2월, 한겨레에서는 과년도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살펴보니, 2012년 들어서면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1인 가구의 부채 통계 오류를 보도했다. 위의 3개 기관에서는 2012년 말 1인 가구의 부채가 무려 37.4%나 감소했다고 공개했다. 1인 가구의 부채가 불과 1년만에 30%넘게 줄었다는 건 누가봐도 이상할 수밖에 없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는 16%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으니 누가 맞는지 확인해봐야 할 중대한 오류다. 둘 중 한군데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통계청에서는 이 지경의 데이터를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유를 우리도 알 수 없다. 왜 그런 지 앞으로 고민해보겠다. 2012년 이후 통계수치부터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고...그 유명한 '나몰라' 카드인가?  실수든, 의도적이든 이건 심각한 문제인데...







posted by max7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