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항상 단골로 언급되는 나라가 바로 몽고, 그리고 몽골족이다. 그들은 드넓은 초원에서 살며 항상 원거리를 응시하고...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심지어 몽골족 임산부는 신생아의 눈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를 밤에 출산한다는 루머(?)까지 가세하면서 그들의 시력이 4.0 내지는 독수리의 시력에 육박한다고 과장을 한다. 




물론 시칠리아의 메시나 지방에 사는 어부(시모네 아레나)의 시력이 6.0이라는 방송되 있었다. (2006년 ' ‘TV특종 놀라운 세상'에서) 실제로 그는 광화문에서 시청까지 약 1km 거리에서 글자를 읽어냈다. 그의 능력은 800년 전부터 황새치를 잡기 위해 배위의 높은 탑에 올라가 눈으로 직접 바닷속을 탐지해 온 그의 조상 덕이다. 그래서 아레나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시력3.0)도 누나(시력5.0)도 독수리급의 시력을 물려받은 것이다


.


물론 몽골족의 유목민도, 시칠리아의 어부들도 모두가 시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지구인보다 훨씬 시력이 좋은 사람들의 비율이 높다는 것일 뿐, 그 부족으로 태어나기만 하면 무임승차식으로 좋은 눈을 가질 수는 없다. 그런데 2007년 '서프라이즈TV'에서 믿기 힘든 9.0의 시력을 가진 부족을 소개했다. 방송에서는 (일본에서 들어온 제보라면서) '진실'이라고 판단(!)했다. 





주인공은 바로, 태국의 해양 집시족인 모겐(Moken)족이다. 불과 2500여명만 태국 수린 군도에 살고 있다고 하는데...도저히 믿을 수 없어서 검색을 돌려봤지만 Ctrl+v에 가까운 복사판 기사와 포스팅만 나열될 뿐 타당한 근거나 데이터는 없다. 정말 그들(일부)은 초인급 시력을 가지고 있는지...방송에서 어지간히 검증했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도무지 말도 안되는 논리라서...



G검색을 통해서 결과는 금방 나온다.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 1999년 Anna Gislen(스웨덴, Lund대학)가 6살 딸과 함께 태국에 가서 모겐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연구한 결과,   "모겐족의 아이들중 상당수가 돌고래 수준의 수중 시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아이들은 바다속에 들어가 고기를 잡거나 해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어릴때 부터 동공의 크기와 수정체의 모양을 조절하는 자연스러운 훈련을 하게 된다. 그렇게 수중에서 최적 시력을 키워 온 아이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평범한 시력으로 돌아간다. 




Anna Gislen는 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중에서 수평, 수직 라인을 그린 카드로 시력을 테스트해 보고, 태국에 여행 온 유럽 아이들을 대상으로 모겐족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훈련을 통해 수중 시력은 크게 향상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물론 유럽아이들이 단기간의 훈련으로 모겐족 아이들 만큼의 수중 시력이 되지는 못했다. 그녀가 결론은 단순하다. "모겐족 일부 아이들이 바다에서 먹거리를 찾고자 눈을 이리저리 훈련한 결과 놀라운 수중 시력을 갖게 되었다"라는 것이다.





시력 9.0이라는 말이 도대체 어디서 굴러온 것인가?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이상시력 (0.7이하)는 이미 절반을 넘어서 60%를 육박하고 있다. 고등학생이 되면 그 비율은 70%를 훌쩍 넘어간다는 발표도 있다. 학생 10명 중 6~7명의 시력이 0.7도 안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으니 시력 9.0의 황당함은 쉽게 인정하기 힘들었던 것인가? 지구촌 어딘가에 시력 10의 초인이 있을수도 있겠지만...믿고 싶지 않다.



(참고) Anna Gislen 연구와 모겐족에 대한 BBC 방송

BBC - Future - The 'sea-nomad' children who see like dolphins






posted by max7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