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2001년까지 남성웹진 Menslife라는 웹사이트가 있었습니다. 딴지일보와 비슷한 시기에 출발하여 20여만명의 비공식(!) 회원이 있었던 사이트입니다. 십여년전 추억의 기사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2000년 8월, 멘스라이프 기사를 심퍼니(Simfuuny)에서 다시 포스팅합니다.

많이 유치하지만 재밌습니다.^^

  

 

 


  • 그렇다면 미스터코리아를 방송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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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가 내년부터 미스코리아 대회 생방송을 중단키로 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김용운 이사장은 지난 6월 29일 새천년민주당 이미경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생방송이 여성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키고 방송의 공공성에도 위배된다는 이 의원의 질의에 공감하며 올해로 계약이 완료되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생방송을 내년부터는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지난 23일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업무보고 자리에서 MBC가 연례적으로 진행하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생방송이 여성의 성상품화를 부추기고 방송의 공공성에도 위배된다며 이 대회의 방송중단을 요구했었다.


    2001년부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생방송이 중단된다는 짤막한 보도기사이다. 안티 미스코리아 행사를 하고 좌충우돌 심야토론도 하고 말도 많더니만 결국은 방송을 중단한다는 자포자기식(?)의 결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방송을 중단한다고 해서 남성웹진의 입장으로 항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 여성에 대한 인식이 전혀 왜곡되어 있지 않은 나라가 어느나라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보다는 나을것 같은 서구선진국에서도 미인대회를 방송하지 않는지는 잘모르겠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웬지 한구석에 무거운 모순덩어리가 남아 있는것 같아서 불편하다. 

    여하튼 방송을 하고 안하고는 방송을 내보내는 사람의 취향과 주변환경에 달려 있는 것이니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는 말자. 단지 과감하게 주장하고 싶은 것은 미스코리아의 생방송의 존폐와 무관하게 미스터코리아 대회를 생방송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나라의 미스터코리아 대회의 규모는 결코 만만치 않다. 지방대회에서 부터 도대회까지 상당한 규모로 개최되고 있으며 자신의 체급에서 우승하는 것은 미스코리아에 당첨(?)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미스코리아에 당선된 여성들은 자신들의 각고의 노력보다는 선천적인 행운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미스타코리아는 적게는 5년, 많게는 10년 넘게 힘들게 운동해서 스스로를 이겨내는 남자들이다. (물론 여성들이 몸매를 가꾸고 화장을 하는 것이나 남성들이 근육을 만들고 갖가지 포즈로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것을 같은 맥락으로 동일시 할수도 있을 것이다.) 


     과정이야 어떻든지 간에 미스타코리아도 대회가 열리는 날에 생방송을 하자. 대회가 끝나고 스포츠뉴스나 아침방송에서 잠깐동안 비춰지고 마는 푸대접은 이젠 충분하다. 미스코리아 대회의 시청자는 남성이 절대다수이겠지만 미스터코리아에서는 그렇게까지 절대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누가 누구의 성을 왜곡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더구나 미스터코리아에는 다행이도 여성바디빌더들도 출전한다.

    바디빌딩이 특정인들의 전유물이었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많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헬스크럽에서 자신의 몸을 관리하며 운동을 하고 있다. 또한 바디빌딩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고 많은 연예인들도 그러한 분위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젠 우람한 근육과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망측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별로 찾아 볼수 없다.

    쇼프로그램에 몇조각 안되는 의상을 걸치고 부담스러운 춤을 추는 연예인들을 하루가 멀다하고 지겹게 방송하는 것을 일년에 하루정도 중단하고 자신감 넘치는 남여 바디빌더들의 축제를 마련해 주자. (2000.8 menslife)

    posted by max7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