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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실실

90대가 즐겁게 사는 6가지 삶의 비결 : 아직도 당신이 곁에 있어서

이번엔 90대인데 부인이 여전히 곁에 있는 경우를 다뤄보자. 이건 앞서 다룬 '나홀로 90대'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함께 늙어간다는 건, 단지 시간이 흐른다는 의미가 아니다. 두 개의 삶이 한 호흡으로 이어져 있다는 증거이자, 마지막까지도 서로를 지탱하는, 우리 삶의 종점이 아니라 정점이니까.

 

살아보면 알게된다. 젊을 때의 사랑은 뜨겁지만 불안하고, 90대가 되면 남아 있는 사랑은 조용하지만 결코 작지 않다. 이제 그 소중함을 담아, ‘아직 둘이 함께인 90대 노부부'가 즐겁게 사는 6가지 비결’을 주절거려 본다. (전지적 100세 오지랖 시점)


90세, 아직도 당신이 곁에 있어서 가능한 6가지 삶의 비결


90이라는 숫자는 버겁다. 관절은 무겁고, 밤은 길며, 이름도 날짜도 가끔 헷갈린다. 하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내 옆에 여전히 그 사람이 있다. 결혼사진 속 젊었던 얼굴은 이제 주름진 피부와 느린 걸음으로 바뀌었지만, 그 눈빛만큼은 여전히 낯설지 않다. 아직 둘이 함께이기에 가능한 삶의 방식이 있다.

 

1. 기억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자

이젠 예전처럼 대화를 오래 나누지 못하고, 작은 일에도 서로 까먹는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다. 어제보다 오늘의 손을 더 꽉 잡아라. 젊을 땐 미래를 위해 살았고, 중년엔 가족을 위해 살았다. 지금은 오직 당신과 함께 있는 이 찰나만을 위해 산다.

 

2. '작은 의식'을 함께 만들자

매일 아침 두 손을 마주 잡고 ‘잘 잤어?’라고 묻는다. 낮엔 같이 TV 앞에 앉아 같은 자리에서 차를 마시고  저녁엔 서로의 약 챙겨주며 "내일 또 보자"는 농담을 한다. 반복되는 일상이 아니라, 둘만의 의식이 되는 순간들. 그게 우리의 오늘을 특별하게 만든다.


3. '서로의 약해짐'을 받아들이자

한 사람이 잠깐 넘어져도, 말이 어눌해져도, 듣지 못해도, 이제는 화내지 않는 평온한 마음이어야 한다. 이제 서로가 서서히 사라지는 과정, 아니 어쩌면 갑자기 이별하는 과정에 함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잔소리도 줄었고, 웃음은 늘어난다. "괜찮아, 나도 그래"라는 말이 위로가 아닌, 사랑의 언어가 된다.

 

4. '말 없는 동행'의 가치를 알게 된다

같이 앉아 TV만 보고 있어도 좋고, 같은 공간에서 각자 졸고 있어도 좋다. 젊을 땐 무슨 얘길 할까 고민했지만, 이젠 아무 말 없이 함께 있는 시간이 제일 평화롭다. 말보다 기척이, 목소리보다 호흡이 우리를 연결해준다. 사랑은 꼭 표현이 아니라, 존재로 남는다는 걸 (이미) 깨우친 나이다.


5. 이젠 (혹은 여전히), 서로의 이름을 부르자

때론 손주 이름과 헷갈릴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남편, 부인의 이름을 불러준다. "00씨, 밥 먹자" 평생 하지 않았던 짓을 하려니 어색하겠지만 이 작은 호명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게 된다. 어색을 넘어서 소름이라면 관둬라. 90대가 20대가 되는 것은 마음먹기 나름. 누군가 날 아직 이름으로 불러준다는 것, 그건 세상에 아직 내가 있다는 증거다.

 

6. 언젠가 올 이별을 담담하게 준비하자

이젠 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먼저 떠날 거라는 걸. 하지만 그걸 슬퍼만 하진 않는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하루하루를 함께 잘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진짜 이별 준비라고 믿는다. "당신 먼저 가면 너무 심심하겠지", "그럼 문지방에서 기다릴게" 이런 농담 속에 두려움 대신 다정한 각오를 담는다면 남아있는 시간이 아쉽지도 혼자있을 시간이 두렵지도 않다.

여전히 둘 다 여전히 살아 있고, 서로를 부를 수 있고, 하루에 한 번이라도 함께 웃을 수 있다면 그건 기적에 가까운 삶이다.
그리고 그 기적은 사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이불을 함께 덮고, 국 한 그릇을 같이 나누며, 서로의 눈을 여전히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그게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선물이고, 우리는 그걸 매일매일 감사하게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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