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이상은 평사원이다
'평사원'은 어디까지 인가? 아무 직급이라도 생기면 평사원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내 맘속의 헌법재판소 판결 기준으로는) 회사에서 임원 정도의 발언권이 없는 부장급 이하는 그냥 평사원이다. 13만 여명의 삼성전자 직원 중에 임원은 고작 1200명 정도에 불과하다. 나름 괜찮다(?)는 그 회사도 99%이상이 평사원이니 자신의 처지가 위로가 되려나?
근데 '50대 평사원'이라면 상황이 달라지려나? 당연히 어딘가 '덜 된 사람'처럼 보이기 쉽다. 본인이 노력하지 않아서, 혹은 노력했지만 헛고생만 했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평사원이지만 열심히 살았다'고 자위하지 마라. 회사에서 공짜는 없다. 평사원을 탈출하면 반대급부가 생기기 마련, 자리를 주면 영혼이라도 팔아야 하는 것이 조직의 생리다.

50대 평사원을 위한 위로나 변명을 주절거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기왕지사, 자의든 타이든 50대에도 평사원이라면 낙심할것이 아니라 더 분발해서 임원이 되던지, 아니면 순응하고 평사원의 장점을 이용해서 재밌게 살면 그만이다. 천년만년 회사를 다닐 것도 아니고, 남은 몇 년이라도 즐기면 그게 챔피언이다.
오히려 자잘한 스트레스는 흘려 보낼 연차가 되었고 무리한 야망도 덜어낸 지금, ‘50대 평사원’이라는 위치가 꽤 괜찮다고 느끼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이 나이에 즐겁게 사는 건 무언가를 더 가지는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살아내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50대 평사원의 삶을 즐기는 비결 6가지”를 개봉한다.
1. 눈치 보지 않는 법을 배운다
50대 평사원이 좋은 건, 주변을 좀 덜 신경 써도 된다는 점이다. 20년 넘게 평사원인데 상사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부담은 별로 없다. 그냥 형식적인 예의만 차릴 뿐 상사가 후배든, 선배든, 동기든 별 차이가 없다. 후배에게 능력있는 선배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은 애초에 시궁창에 버려라. 말수도 줄여라. 입을 닫는 만큼 귀가 열리고 그만큼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이 생긴다. 더 이상 ‘어떻게 보일까’를 걱정하지 말고 그냥 단순한 사람이 되어라. 세상의 눈높이에 굳이 맞추지 않아도 되는 나이, 이건 50대의 특권이다.
2. 퇴근 후의 시간을 ‘나의 시간’으로 고정한다
회사는 근무시간 동안 나의 시간을 파는 곳이고, 퇴근 후의 모든 시간은 내 것이다. 우선 매일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30분을 할애하는 시간을 정해라. 음악을 듣던지, 반신욕을 하던지, 그것도 아니면 혼술을 위한 술안주를 조촐하게 준비하던지... 그 시간은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아야 한다. 그 30분은 오로지 ‘나를 위한 의식’처럼 고정된 루틴이다. 정해진 시간에 나만을 위한 일을 하는 것, 당산의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정신적 안정감을 준다.
3. 돈 안 쓰고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체득해라
주말이 됐다고 거창한 계획은 세우지 말아라. 근처 공원이나, 가까운 산, 중고서점, 도서관, 전시회 같은 데를 어슬렁거려라. 활력없는 노인네의 전형적인 일상 같은가? 그래도 상관없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빡세게 운동을 하거나 불금에 술을 진탕 마셔야 기분이 풀리기도 하겠지만 '50대 평사원'은 돈과 체력을 탕진하는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돈과 체력의 소비 없이도 꽤 만족스러운 하루가 가능하다는 걸 반복해라. 이게 의외로 자존감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쾌락을 등지고 수도자의 삶을 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돈과 행복이 반비례 할수도 있다는 느낌만 가지면 된다.
4.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취미 하나는 가져라
뜬금없는 (돈이 적게 드는) 취미를 하나쯤 가져보라. 펜글씨, 뜨게질, 야생화, 곤충 관찰... 누가 보면 시간 낭비라고 하겠지만 그딴 참견은 흘려보내라. 회사도, 가족도, 사회도 ‘쓸모’만 따지면 언제 '쓸모'에서 벗어난 삶을 한순간이라도 영위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쓸모없음’이 자신의 영혼을 정화시키고 멘털을 튼튼하게 잡아 준다. 남이 부여한 '쓸모있음'에 매달려서 살지 말고 스스로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할수 있어서 진정한 50대다.
5. 건강은 체력보다 멘털 관리로 접근한다
반백살이 넘었으니 건강을 언급하면 다들 운동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멘털 관리’다. 50대가 되면 애초에 택도 없는 다짐은 하지 않는다. 체질량이 어쩌고, 식스팩이 어쩌고 하는 따위의 목표는 애초에 없어야 한다. 대신 하루 10분씩 명상을 하거나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것도 명상의 연장이다. 걷기와 스트레칭도 명상의 개념에서 접근하면 아주 훌륭한 멘탈 관리가 된다. 몸이 무너지기 전에 마음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질은 멘털에서 갈린다.
6. 인간 관계는 ‘의미 있는 소수’만 남긴다
인맥이 자산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가? 주소록에 있는 수백명은 퇴직하면 연기처럼 사라질 사람들이다. 50대가 넘은 '평사원'이라면 이젠 '아닌 사람은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힘들 때 고민하지 않고 연락할 수 있는 사람, 그냥 아무 말 없이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사람이 10명이 넘는다면 당신의 인생은 '평범'하지 않다. SNS도 적당히 거리를 두고,.오래된 친구 한두 명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을 추천한다. 업무적으로 만나 형식적인 대화, 의미 없는 웃음으로 채우는 시간은 적당히 조율하고 '나의 사람'을 만나는 시간을 늘려라.
나답게 사는 것이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여섯 가지 비결이 거창하다고 생각되는가? 그렇다면 회사에서 큰 뜻을 이루는 50대가 되길 바란다. '50대 평사원'으로 즐겁게 사는 것은 '50대 임원'으로 즐겁게 사는 것보다 훨씬 쉽다. 그 비결 조차도 힘들다고 하면, 당신은 이미 오늘이 견딜 만하고 충분히 잘(쉽게) 살고 있는 거다. 단, 당신은 직장인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50세 이후의 즐거움은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가는 아주 작은 일상 속 자유다. 나답게 사는 것이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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