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는 아지트(차고)가 필요한 시대

Obese Vultures 2013. 3. 18. 10:38




휴일 저녁, 맥주 한병들고 어두운 차고의 쇼파에 앉아 나만의 음악을 들으며 멍때리는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대한민국의 남자들에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차고는 커녕 좁디 좁은 주차공간때문에 툭하면 시비거리가 생기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 서울의 모습이니까요. 물론 고급아파트나 지방에 사시는 분들은 조금 다를수도 있겠지만 차고에 대한 괴리감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많은 남자들이 (오토)캠핑에 매료되어 엄청난 장비 사재기를 하곤 합니다. 하루이틀 동안 쥔장이 정리해 둔 구획에 들어가 텐트치고 늦은 저녁부터 화로대에 장작 태우면서 멍때리는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좀더 적막한 곳에서 멍때리기 위해 오지로 들어가시는 분들도 있죠. 하지만 아직도 오프로드와 오지캠핑은 소수의 매니아들의 취미일뿐, 많은 분들은 마음속에 담아두고 세월을 흘러보내고 있습니다.



Agit, Attic,Garret...


캠핑장까지 가지 않아도, 장작을 태우지 않아도, 힘들여 텐트를 치지 않아도 나만의 아지트 같은 차고가 있으면 멍때리는 시간과 공간을 찾아 헤매일 필요가 없을것 같습니다. 이모든 것이 도심에 몰려 살아야 하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지만 대부분의 시골출신(!) 남자들은 어렸을때 외국의 차고와 같은 아지트가 있었습니다. 비록 볼품없고 비좁은 곳이었지만 집안(다락방, 반지하창고...)에도 야외(짚더미, 과수원창고, 목재창고 등)에 널린 것이 비밀 아지트였습니다.



2013년을 사는 지금, 10대의 사내들에게는 아지트라는 것이 없습니다. 오래전엔 당구장이, 얼마전까지는 PC방 같은 곳이 또래들이 모이는 곳이지만 온전한 아지트라고 하기엔 너무 개방적인 곳이었습니다. 이제 그들에게도 시골의 수많은 아지트처럼, 스스로 찾아서 멍때릴 시간을 줘야 하지 않을까요? TV에서 어느 유명한 강사가 그러더군요. "너무나 시끄럽고 복잡하게만 변해가는 요즘 세상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멍때리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고 꼭 필요한 것이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멍때리는 시간의 힐링효과는 체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잘 모르십니다. 괜히 시간만 헛되이 보내는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경험하게 되면 평가는 반전될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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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리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아지트로 최고 제격인 곳이 바로 차고(車庫)입니다. 당장은 나만의 차고(車庫)가 비현실적라는 분은 해외 차고문 디자인(Garage Door Design)으로 아지트에 대한 갈증을 달래보세요. 그려주는 것이 아니라 간단하고 깔끔하게 붙이면 끝나는 스티커입니다. 








(야심한 밤에 라이트 비췄다가 허걱...ㅋ)


개인적으로는 경관이 끝내주는 캠핑장으로 들어가는 듯한 디자인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차고가 없으니 무용지물이겠지만 (와이프님이 허락하신다면) 안방 침실 벽에 붙여도 나름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방안 천정에 야광별과 야광달을 붙이고 우주여행을 꿈꾸는 7살 아이처럼...


 

posted by max7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