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설계를 위한 국내기사들을 보면 하나같이 '자녀교육비와 은퇴자금은 제로섬'이라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지나친 교육비는 결국 부실한 은퇴자금으로 귀결된다는 당연한 내용 일색인 기사들 중에서 묘수(!)의 길로 안내하는 조언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교육비를 '행복한 은퇴설계'를 방해하는 주범으로 몰아치기 보다는 '최고의 은퇴설계는 은퇴를 하지 않는 것' 이라든지 '정년까지 젖은 낙엽 처럼 붙어 있는 것'과 같은 공공연한 비법(?)을 추천했었습니다. 그런데 국정을 황당하게 말아놓은 정권에서 당황스러운 정책을 밀어 붙인 이유로 정년이라는 의미가 오용되지는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엄밀한 구분을 하지 않더라도 정년연장과 정년보장은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정부에서 정년을 연장하는 정책을 밀어붙였다고 해서 기업들이 정년을 보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죠. 두가지가 멋대로 희석되어 마치 정부에서 60세까지 노동자들의 정년을 보장하는 착각을 하는 분들이 있을수 있습니다. 기업과 정부가 자발적으로 추진한 정책에는 (노동자의 권익과는 상관없는) 속깊은 이유가 있겠죠. 은퇴와 정년은 불가분의 관계이긴 하지만 정년연장은 각설하고... 




나름 유명한 금융기관 등의 전문가랍시고 올리는 일부 컬럼들의 내용은 너무나 뻔하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맘으로  해외 기사를 찾아보았습니다. 우리와 은퇴문화(?)나 적정 은퇴시기도 다른 만큼 등가식으로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혹시나 지끔까지 봤던 그저그런 뻔한 내용보다 참신한 내용이 있나 해서 자료를 정리해 봅니다. 미리 결론을 내리자면, 따분한 전문가들의 조언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참고한 미국기사의 내용도 대부분 재무관리, 컨설팅 분야의 간부들의 컬럼입니다. 핵심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아는 만큼 잘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가진 돈 만큼 잘 준비된다"라는 것이 깔끔한 결론입니다. 결국은 은퇴설계 전문가들 본인들도 제대로 못하는 것은 은퇴설계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33가지 은퇴설계 팁 중에서 나름 위트있고 우리의 현실과 괴리감이 그나마 덜한 10가지입니다.  그들이 강조하는 것은 은퇴를 미루고, 계획을 세우고, 반복적으로 가상의 은퇴를 시뮬레이션 하라는 것입니다. 국내 전문가와 별반 차이가 없죠.

"은퇴는 끝이 아니라 다음 단계의 인생의 시작점이다"

"65세가 되지 않았다면 현직업이 싫다고 은퇴하지 마라"

"마눌님과 은퇴 후의 모습에 대해 현실적으로 공유하라"


"이미 은퇴계획서를 완료하지 않았다면 은퇴할때가 아니다"

"현실적인 계획과 비전을 위해 반복해서 은퇴설계하라"

"계획을 작성하면 준비에 집중할수 있고 기회도 생긴다"


"지출속도나 현시점의 필수 생활비를 현실적으로 분석하라"

"은퇴후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결정이 최우선이다"

"현재 재정분석으로 시나리오에 맞는 최적 지점을 찾아라"


"시간있을때 미리미리 가상의 은퇴 연습을 하라"

"철저한 비용관리를 통해 은퇴 위협요소를 최소화하라"

"가족, 친구, 신앙 등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하라"

"대출없는 집을 마련하면 가장 큰 잇점을 확보한다"






왜 은퇴설계, 혹은 노후설계에 관련한 기사들을 보면 한결같이 보험이나 교육비를 줄이고, 은행대출을 조금이라도 빨리, 많이 상환하라고 할까요? 그들이 강조하지 않아도 누구나 미래의 삶에 있어서 경제적인 안정을 최우선 순위로 봅니다. 다만, 그들이 말하는 윗돌로 아래구멍 막거나 아랫돌 빼서 위에 쌓는 식의 처방 일색인 컬럼은 마치 엑셀 수식에 각각의 수입과 지출항목을 넣으면 매우 건조하게 산술적으로 출력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은퇴설계, 노후설계가 가능이나 할까요? 상상하는 만큼의 충분한 돈만 있다면 가능할까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은 없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YOLO 같은 현실도피적인 단어와 같은 맥락이 아닙니다. 어짜피 늙고 병들면 돈도 필요없으니까 일단 오늘을 즐기라고 부추기는 것도 아닙니다. 은퇴설계나 노후설계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오늘에 충실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소비행태 마다 스튜핏이나 그뤠잇을 외치기 보다는 오늘을 만족하고 내일을 기대하는 삶이 되길...    




posted by max7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