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늙고 있어
최근, 노홍철이 SNS에 “계획대로 늙고 있어”라고 올린 해시태그가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말이 되는 소리인가? 계획대로 늙고 있다는 것이 신박한 자극이 된 이유는 2가지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의 진리(?)인데 공개적으로 진리에 반하는 해시태그를 올려서 놀라웠고, 그 주인공이 바로 노홍철이라서 또 한번 놀랐다. 전혀 계획대로 살지 않을 것 같은 즉흥적인 삶의 끝판일 듯 한데...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나이를 막론하고 인생을 삶면서 누구나 겪어 봤을 이 진리는 우리를 좌절하게도 하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희망, 혹은 행복을 안겨다준다. 뭔소리냐고?이별의 아픔 뒤에 새로운(더 예쁜) 사랑(여자)를 만나기도 하고. 입시 실패 뒤에 (쓰디쓴 재수생활 끝에) 더 좋은 대학에 합격하기도 하니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절대적으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비록 시련과 인내의 시간이 있을지라도.
비주류가 장악했던 예능계, 지금도...
노홍철(79년생)은 특유의 수다스러운 입담과 강한 개성으로 기존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비주류의 전형이었다. 산만함을 넘어서 일부에겐 비호감이 될 정도로 주류 예능인과는 확실히 차원이 다른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보증수표였던 '무한도전'을 통해 주류에 진입했다. 아니다! 비주류의 출연자들이 무한도전을 예능의 보증수표로 만들었다고 하는게 맞겠다.
암튼, 뭐가 우선인지는 헷갈리지만,
무한도전을 통해 인생을 역전시킷 비주류는 많았다. '혼술아저씨'가 보기엔 주출연자 모두 호감형에서 이탈한 비주류라고 해도 되겠다. 한명씩 거론하지 않아도 공감하는 한국인이 꽤 있을 듯. 심지어 유재석도 결이 살짝 다를 뿐 그리 호감형은 아니었다. 추종자(?)들이 '유느님'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별칭도 붙이던데, 예능이라지만 너무 얼척 없다. 이러든 저러든 예능프로는 살짝 경로를 이탈한 사람들의 인생 반전의 플랫폼이 되어 버렸다.
즉흥적이 계획인가, 계획적인 즉흥인가?
다시 노홍철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에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듯 보이지만, 그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미리 계획했고, 그 모습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건가?
즉흥과 계획을 다른 뜻으로 알고 있나?노홍철의 이처럼 아이러니한 라이프스타일은 우리에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자발적인 트루먼쇼’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일상을 공개적으로 살아가는 40대 중반의 한국남. 예능의 끝판에서 커리어 정점을 찍다가 석연치 않은 음주운전으로 방송에서 사라졌다. 아마도 자발적 퇴출?그가 말하는 '계획대로 늙어간다'는 시발점은 이후부터 같다. 그가 리포터에서 무한도전에 합류했다가 음주운전 한 것도 계획이라고 넣기엔 무리가 아닐까 싶다.
유튜브에서도,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변함없이 즉흥적이고 유쾌한 표정으로 삶을 즐기는 그를 보면 GD보다 더 부럽다. '덕업일치' 수준을 뛰어 넘어 '상상실행'이라고 칭해도 모자랄 듯. 기행에 가까운 그의 사업들과 세계여행, 그렇게 살수 있게 지탱해 주는 경제력 따위(?)가 부러운게 아니다. 그냥 그의 뇌구조가 부럽다. 그가 진정 '노느님'이다. 노는님??

노홍철의 라이프스타일이 주는 삶의 메시지
노홍철의 라이프스타일이 주는 메시지는 흔한 욜로족이나 파이어족의 독자적인 자기 행보는 다르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인생 속에서 노홍철의 삶의 태도는 즉흥이 유연함이고 막연함을 깨버리는 무기다.
삶이 예측 불가능다고 두려워만 할게 아니라, (작더라도)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물론 그의 조급하고 즉흥적인 스타일이모든 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안정된 계획이 불안감을 줄여주고, 루틴한 일과가 정신적인 안정을 가져다준다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계획대로 늙고 있어'라는 해시태그 뒤에는 노홍철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가 숨어 있었다면? 물론 운좋게 무한도전을 통해 인기와 부를 얻은 것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보이지 않은 그만의 숨은 노력이 있었겠지.
‘즉흥과 계획’ 사이에서 즐겁게 사는 노홍철을 보고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방식대로 나이 들어가고 있지만, 그 방식은 십중팔구 ‘자신의 계획’이 아니다. 그런데 노홍철처럼 계획대로 늙지 않을지라도, 적어도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늙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즉흥과 계획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음을 깨닫는 순간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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