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간 입국제지 당한 플레이보이 모델
얼마전 브라질 출신의 한 모델(자나이나 프라제레스)이 미국에 입국하려다 공항에서제지를 당했단다.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여자'라는 택(!)도 없는 타이틀이 걸린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고작? 40분간 붙잡혔다는데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녀가 잡힌 이유는 예상대로, 여권 사진과 실제 얼굴이 너무 다르다는 이유다. 사건의 발단이 된 여권 사진은 성형하기 전 찍은 것으로 꽤 차이가 있다.

단순한 해프닝이 기사화 된 이유는 그간에 프라제레스에 대한 가십성 기사가 재미가 좋았기 때문일 것이다. '플레이보이 노르웨이'에서 '완벽한 여성'이랍시고 전혀 동의하기 힘든 타이틀을 걸어 준 탓에 뭘해도 이목이 집중되고 쉽게 기사화 되고 있다. 엉덩이 탄력과 볼륨감을 위해 매달 1800만원 들여서 주사를 맞았단다. 뿐만아니라 가슴 확대, 엉덩이 수술까지 총 20차례에 걸쳐 14억 이상 들여 성형수술을 받았느니 하는 것이 화제가 되었기 때문에 쉽게 인플루언서의 대열에 들어섰다.
더욱 가관인 것은 “언젠가는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예상했지만 당황스러운 경험“이라는 그녀의 소감(!)이다. 뻔히 걸릴 걸 알고도 성형 전 사진으로 여권을 만들었다는 것인가? 브라질에 돌아 온 즉시 여권을 갱신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또 다른 수작을 위한 다음 단계가 아닐까 싶다. 인플루언서라는 것이 관심종자와 한 끗도 차이가 없는 것이라서...

입국 심사대에서 신원 확인의 기준이 단순히 여권 사진과의 일치라면, 이젠 대다수의 여성 뿐만 아니라 외모 민감도가 심각한 남성이 아니라도 프라제레스와 다르지 않은 제지를 당할 수 있다. 술 마신 다음날 맛이 간 얼굴과 술 마시기 전의 셀카가 다르고, 불과 2~3년에 팍삭 늙어 버린 사람들은 모두 잠재적 입국 제제 대상이 되는 것이다.
사실, 여권 사진과 실제 얼굴이 다르게 보이는 일은 이젠 흔하다.
일반인 조차도 프로필 사진을 찍을 때 필터의 힘을 필수로 여기고 있으니 관심종자 급의 모델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사진작가의 기술과 디지털 마법이 더해진 얼굴이 현실과 다를 가능성은 단언컨테 90% 이상이다. 그런데 디지털 보정으로 사진과 실물이 꽤 차이난다고 공항에서 붙잡히는 것이 계속되는 것은 문제가 없을까? 차라리 여권에 생체정보 코드를 넣는게 나을 듯 하지만 어짜피 조만간 AI가 알아서 보정이나 성형에 상관없이 정확하게 판단하게 되지 않을까?
외모지상주가 판치는 사회문제니 하는 식으로 끌고 가려는 것이 아니다. SNS의 필터가 기본 옵션이 되어 버렸고 현실과 인스타 등의 SNS의 올려진 허상 간의 괴리가 점점 심각해 지는 것이 문제다. 이젠 이미지나 동영상을 올리는 모든 플랫폼에 보정을 한 얼굴은 보정을 했다는 워터마크가 삽입되어야 한다. 간단한 필터만 거치면 현실이 허상이 되고 허상을 현실로 착각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되어 버렸으니 괜한 오해에 휘말리기 싫다면 사회적인 합의로 강제해야 되지 않을까? 사진을 터치하면 원본이 나타나는 것도 괜찮겠다. 어짜피 엄청난 메이크업 변장으로 한계는 있겠지만 분장 수준의 메이크업까지 벗겨내는 역필터 기술이 적용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프라제레스의 입국 제지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현 인간들이 스르로 만든 덫이다. 자연스러운 실제 얼굴을 인정하지 못하고 허상을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만든 깊은 덫에 모두가 걸린 것일 뿐, "이건 사기야!"라며 손가락질 하지 못할 현상이란 것이다. 프라제레스는 가장 완벽한 여자는 따위의 타이틀이 아니라, 가장 평범한 여자라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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