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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BMW가 벤츠보다 좋은 이유 4가지에 실망하는 이유

심심풀이로 지피티에게  '벤츠보다 BMW가 좋은 이유'를 물었다. 이 녀석은 풍기문란이나 정치적 이슈, 특히 자기네 나라 권력자에 씨부리는 것이 아니라면 나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기 때문에 편하다. 감정없이 시비 걸기 딱 좋은 대상이기도 하고.
 
최근엔 BMW만 운행했기 때문에 때문에 벤츠에 대한 로망 아닌 로망 같은 질투심이 있다. 왜? '차는 벤츠'라는 꼰대같은 말을 듣고 자라난 세대라서 그렇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벤츠로 갈아 탈 능력은 안돼고, 최근 벤츠의 이미지도 예전같지 않아서 태클을 걸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지피티의 멱살잡고 물어보니 다섯가지로 알려주던데 하나는 의미없어서 던져버림. 이제부터 이제 '전지적 혼술아저씨 시점'에 타당한 이유가 되는지 보겠다.
 

스포티한 주행 감각

BMW는 기본적으로 후륜구동 기반 설계와 정교한 섀시 튜닝 덕분에 보다 날렵하고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면서 벤츠는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혀 다른 포인트에서 비교를 해준다.

그런데 말인데, 내 차는 전륜기반 4륜이다. 결국, BMW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날렵 + 다이내믹한 주행을 우월한 점으로 적용할 수 있을런지 의문이다. 기본적인 구동방식에서 벗어난 BMW 일부 모델은 이미 한손가락을 접어야 한다.
 

정확한 핸들링 & 드라이빙 퍼포먼스

BMW의 스티어링은 보다 직관적이고 반응성이 뛰어나 스포츠 드라이빙에 적합하고 실제로 그런 느낌이 좋아서 구매하는 층이 많다. '운전 재미는 벰베'라는 역시나 오래된 꼰대들의 말을 자주 들어온 터라서 그러려니 했는데 실제 운행해 본 운행 질감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뭐가 다르다는 건지? 이게 국산 현대차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코너링이나 직진성에서 조금의 차이가 있을 뿐 그냥 그저그런 수준이다. 
 
 M스포츠 모델들은 강력한 퍼포먼스 덕분에 이러한 운전 재미를 배가 시킨다고 하는데 M모델을 운행해 본적이 없는 처지라서 그 차이를 설명하지는 못하겠다. 자동차 리뷰로 밥먹고 사는 유튜버들이 비스무레한 비교 영상을 무수히 올렸으니 그걸 참고하면 될듯.



얼씨구? 간만에 맘에 들게 그렸네 -GPT


 

운전자 중심의 인테리어 설계

BMW는 대시보드와 센터콘솔을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해 보다 직관적인 조작이 수월하다고 하다고? 지극히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아니 오히려 살짝 구리다는 느낌이 드는데 뭐가? '세련되고 럭셔리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긴 민망하기까 한국차든, 중국차든 어떤 차를 설명할때 그냥 쓰는 '운전자 중심'이라고 뒤집어 씌우는 것이다.
 
다들 알고 있듯히, 전기차나 7시리즈 급의 최신형이 아니라면 벤츠나 BMW에 럭셔리니 세련이니 하는 식의 리뷰는 너무나 어색하다. 차라리 현대기아차가 내구성을 논하지 않는다면 실내 인테리어는 한수 위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벤츠는 BMW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디자인이 화려하고 기능이 다소 복잡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BMW를 기준으로 했을때 이다. 결국 이 점도 패스하는 것이 민망하지 않을 듯.
 
 

가성비 & 유지 비용

같은 등급에서 비교하면 BMW는 벤츠보다 가격이 경쟁력도 좋고, 유지 보수 비용도 더 경제적이라고 하는데 그건 착각이다. 25년식을 보면, E200 아방가르드 모델이 대략 7400만원 정도고 520i는 7000만원 언저리고 M모델은 7400만원으로 E200과 비슷하다. 경쟁력이 많이 좋은가? '벤츠에 로망'이 있는 아저씨라면 어떤 걸 구입하겠는가? 로망이 꺼지지 않는다면 벤츠를 살 것이고 주행감각이니 핸들링이니 하는 운전재미를 생각한다면 M모델을 구입할 것이다. 
 
수입차를 구입할 때 특히 우려하는 점이 바로 유지비용이다. 기본적인 소모품이나 유류비, 세금 따위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고장으로 목돈이 들어가지 않을 까 하는 걱정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그냥 G80사면 된다. 엔트리가 6천이 채 되지 않으니 필요한 옵션을 상당수 집어 넣어도 E200이나 520i에 근접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G80은 독일 수입차에 비해 수리비가 저렴할까? 같은 급이 아니라도 같은 가격의 차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해야 한다. 520i가 소나타급이라고 해서 소나타와 유지비용을 비교하는 어리석은 짓은 사절한다.
 
정확히 일치하는 수리비 비교는 힘들겠지만 보증기간을 넘겨서 미션이 고장났다고 가정하고, 미션을 내려서 분해해서 수리하거나 교체할 경우에 얼마나 드는지 검색해서 비교해 보자. 정신센터와 사설정비소의 견적의 차이가 심하겠지만 G80은 250~500만원 정도가 일반적이고, 520i는 400~1천만원 정도다. 여기서 250만원과 1천만원만 집중한다면 무려 4배의 차이가 놀라울 수 있겠지만 사실상 2배 정도라고 보는게 타당하겠다.

보증기간이 지난 10만km이상 주행한 차를 정식센터에서 신품으로 수리하는 여유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포인트다.
 
좀 더 객관적인 비교를 하자면, 
쇼크업소버(쇼바) 1대분을 교체하면 G80은 공임포함 120만원 정도, 520i 는 180만원 정도다. 즉, 소모성 부품은 BMW가 1.5배 정도 비싸고 엔진이나 미션등 주요 부품은 2배이상 비싸다고 보는 것이 적당하다. 많이 비싼건가? 같은 급이 아니라 같은 가격에 맞춘 것이니 승차감이나 주행감각이니 하는 비교는 불허한다. 어쩌다보니 벤츠와 비교가 아니라 현대와 비교를 해버렸네. 쩝.

이젠 G80을 사겠다

7천만원 언저리의 비슷한 가격대라면 옵션도 2배는 좋고, 소나타급의 독일차보다 2단계는 고급대형차에, 수리비도 2배정도는 저렴한 G80을 사는 것이 8배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어짜피 E200이나 520급에서 하차감(!)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무색하다. 차는 역시 국산차다. 현대기아가 아무리 뻘짓을 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