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비법을 찾은건가? 오로지 여성만?
최근 "성관계를 많이 할수록 남녀 모두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제야 장수 비결을 찾은 것인가? 오직 여성만 해당되는 장수 비법의 문이 열어 제친 분은 바네르지 박사다.
미국 월든 대학 스리칸타 바네르지 박사팀는 범지구적 사명감을 가지고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남성과 여성의 성생활 빈도 및 우울증, 비만, 인종 등의 정보를 분석했단다. 무려 14,000여명을 대상으로.
자주 하면 먼저 죽을 가능성이 6배
바네르지는 성관계 빈도가 높은 남성은 여성보다 사망 위험이 6배 높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이놈이 말하는 높은 빈도는 매일 하는 거란다. 그들의 허무한 박수를 보낸다.
성관계 횟수가 늘어날수록 여성의 염증은 완화되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심지어 우울증도 줄어 든다고...즉, 여성은 성관계로 우울증이 줄어들고, 남성은 신체적 부담으로 우울증이 늘어가 위험하다는 식이다. 이런식이면 남성이 6배나 빨리 소멸할텐데 성관계 횟수를 엄격히 제한해야 하지 않을까?100세 장수한 할머니들은 괜한 오해?를 받지 않을런지...
몸에 무리가 갈 정도로 성관계를 그렇게 자주 하시는가? 이게 섹스리스의 선두주자 일본이나 한국은 해당사항이 없고, 오로지 미국 남자들만 해당되는 데이터다. 자기네 나라의 데이터로 분석했다고 하니 틀림없다. 같은 남자가 아니라 성관계 횟수가 현격하게 차이나는 다른 종족의 문제라고 치부해도 무방하다.
바네르지박사는 결론을 수정해야 한다. "아랫도리를 매일 휘두르는 미국남자가 탈이 나서 6명이 죽으면 미국여자는 고작 1명만 죽는다."라고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맞다. 괜히 애꿎은 먼나라의 조신한남자들 오해받지 않도록.
참고로 말하자면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횟수는 월 5.23회다. 6일에 한번 꼴이니 매일 하는 미국남자의 걱정에 동요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대한 남성과학회에서 전국의 2000명 이상의 남성에게 물어봤다는 결과이니 자신의 횟수와 차이가 많다고 욕하지 마라. 나도 놀랬으니까.
해외,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 희안한 연구를 하는 박사들이 유독 많다. 개수작에 가까운 연구 결과가 공개될수록 어이없다는 반응에 쪽팔리기는 커녕 관심유발에 환호하는 듯한 부류다. 관심종자들의 데이터 분석이다. 그래서 가까운 일본의 비슷한 연구를 찾아봤다.
성관계를 갖지 않은 남성은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72% 높다고?
얼마 전 일본 야마가타 대학 연구팀은 "성적 욕망이 없는 남성이 연구 기간 사망 위험이 69% 더 높다"고 발표했다. 2만명이상을 관찰했다니까 좋든 싫든 이웃나라의 데이터이니 참고할 여지가 있을거다. 그들의 분석방식은 건강 검진에 참여한 40세 이상 남성 8천여명, 여성 1만2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관찰 등을 통해 이뤄졌다.
이들 중에 추적 조사 기간 동안 503명이 심혈관 질환이나 암으로 사망했다. 이들 500여명의 사망자를 분석해보니성적 관심과 욕구가 없다고 답한 남성이 사망률이 성적 관심이 있다고 답한 남성에 비해 높다는 것이 주된 결과이다. 일본에만 이런 한심한 연구가 있을까? 사실,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일본이든 중국이든 미국이나 영국 못지 않게 허탈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모양새다. 아직 우리나라 교수들에겐 껄쩍지근한 영역인가?
미국이나 일본의 '성관계와 수명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가 자국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의외다. 중국 칭다오대 연구진이 1만명 이상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성관계가 심장 건강 과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했다. 참으로 희안한 나라의 어처구니 없는 연구주제다. 왜 중국에서 미국인의 데이터를? '지피지기면 백전백승'...뭐 이런 맥락에서 남의 나라의 성관계 횟수까지 연구하는 건가?
1년에 12번도 안하는 남성은 심장병과 조기 사망 위험이 더 높다고?
암튼간에, 중국인의 미국인 연구의 결과는... 1년에 성관계를 12회 미만으로 갖는 남성이 심장병과 조기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윌든대학의 결과와는 전혀 반대다. 심지어 1년에 약 103번 섹스를 하는 남성은 심장병과 조기 사망 위험이 낮다고. 즉, 한달에 한번 하는 놈은 빨리 죽을 것이고 사흘에 한번꼴로 하는 놈은 오래 산다는 '남성 장수 비결'을 알아 낸 것인가? 미국인의 데이터로 미국연구진은 여성의 장수 비결을, 중국은 남성의 장수 비결을 밝혀 낸 것이다. 이로서 인류는 섹스로 모두 장수할 수 있는 신기원을 열게 된 것인가?
결과에 데이터의 연관성을 끼워 맞추는 연구
어디어디 대학의 연구랍시고 나오는 분석결과 중에는 가끔 황당하거나 허무한 것들이 꽤 많다. 그냥 데이터를 분석해 봤더니 그렇다는 식으로 정작 상관관계의 원인에 대한 시원한 답은 주지 않는다. 몇 가지 가설을 데이터에 끼워 맞춰서 인간이란게 이렇더라고 마치 신의 영역에 숨겨둔 비밀이라도 된 듯 까발린다. 근데 문제는 그 주제가 대단히 흥미로운 경우가 많다는 것.
흥미, 즉 대중의 관심이란게 이런 허무맹랑한 연구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조건은 맘대로 주물러 넣고 보편성도 깡그리 무시하고, "성관계 횟수"라는 단 하나의 변수만을 고집해서 말초신경을 건드리거나, 차마 추접해서 말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그들의 습관이다.
"남성은 빨리 죽고, 여성의 수명은 늘어난다"는 한 줄의 결과가 얼마나 많은 관심을 끌지는 결과를 보지 않아도 뻔하다. 이렇게 혼술하는 아저씨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미끼가 되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이나, 거기에 남의 나라 남자들까지 걱정해주는 중국의 연구까지 들춰봤지만 아무런 근거도 없이 결과에 끼워 맞춘 숫자에 불과하다.
'비오는 날 거리를 지나는 사람 100명을 관찰했더니 여자는 90%가 우산을 썼고, 남자는 30%만 우산을 쓰더라. 우리 박사님들이 분석을 한 결과, 남자가 비를 맞을 확률은 여자보다 3배 높다." 이런 식의 소설을 19금 용어로 발표하면 되는 걸 뭘 그렇게 연구까지 하는건지...
그냥 피식 웃으며 무시하면 되는 것이다. 어차피 내일이면 미국의 마이클 박사와 일본 나카무라 박사의 또 다른 연구가 나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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