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보고 결혼하는 거 아니란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성적이 바뀌면 마누라 얼굴이 바뀐다": 한국 사회의 뻔뻔하고 치졸한 욕망의 민낯 1. 급훈이 던진 쓰레기, 사회가 주워 먹었다“10분 더 공부하면 니 마누라 얼굴과 몸매가 바뀐다.”언뜻 보면 유쾌한 교실 개그 같지만, 실상은 자못 음산하다. 한 고등학교의 급훈이었다던 이 문장은, 그저 교사 한 명의 유머 감각이 저질이었다는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다. 이 말은 한국 사회의 민낯, 곧 ‘성적 = 인생’, 더 나아가 ‘성적 = 결혼 시장에서의 가성비’라는 사고방식의 농축된 정수다. 우리는 그것을 웃으며 주워들었고, 시험기간에 서로 “이번 수학 망치면 마누라 외모 떨어짐”이라며 자학처럼 읊조렸다. 아무도 이 문장이 왜 ‘마누라’를 기준으로 성적의 대가를 상상하는지 묻지 않았다. 여성은 성적 향상의 인센티브이자 보상으로, 남성은 그 보상을 획득할 ‘능력’의 주체로만 묘사된다. 더 큰 문제는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