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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요노족(YONO)의 허세에 멱살 잡기

요노족(YONO, You Only Need One)이 뭔데?

#하나면 족하다

요노족(YONO, You Only Need One)은 "나에게 꼭 필요한 단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소비 패턴을 지향하는 부류다.

가장 만족할 수 있는 한 가지 제품이나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건데, 간단히 말해서 잡다하게 여러가지 필요없고, 쓸만한 거 한가지로 족하는 것이다. 근데, 여기서 빠져서는 안될 조건이 있다. 바로 가격과 상관없이 맘에 드는 한개라는 것!

검색결과, 대부분 24년 하반기에 집중되는 것으로 미뤄볼때 아마도 경기불황과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을 듯.

 

명품 운동화를 사고 환장하는 사람들 그려달래니까 요렇다. -지피티



#지속가능한 미니멀리스트?

일하기는 싫고, 그래서 소득이 부족한 상당히 느슨한? 청년층을 관찰하던 이가 욜로족을 틀어서 언급한 신조어일듯.

수월한 타겟마케팅을 위해 이상한 트렌드가 실존하는 듯한 착각을 유행시키는 것들이 있다. 뭔가 새로운 흐름인듯 해서 편승하는 부류들이 어김없이 생겨나고 그물에 걸려든다.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하려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으니 요노족은 욜로족의 변형이 아니라 미니멀리스트의 한 부류, 즉 지속가능한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트렌드라고 하는데...그건 절대 아님.

오히려 지속 불가능한 가짜 미니멀리스트가 맞다. 요노족이 하나만 소비하는 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결과적인 산물이다. 맘에 드는것이 2개인데  전부 살 수 없으니 1개만 사는 것에 불과한데 하나면 족하다니? 2개 모두 사면 만족감이 팍 줄어드는가? 편견을 앞지르는 궤변에 집착하는 부류다. 뭐가 중한디?
 


운동화를 구두로 바꿔달라고 했다. 여전히 한짝씩만 들고 있다. -지피티

 

#선택과 집중

편협한 시각으로 잡담을 하자면, 근래의 젊은 요노족의 소비는 명품족의 한 갈래로 보인다. 오래전에 된장녀, 혹은 그와 비슷한 다양한 신조어로 차가운 시선을 받았던 없는 자들의 허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 그런지는 차근차근 뒤집어 보여 주겠다. 
 
누군가는 요노족의 소비를 '가치 소비'라는 트렌드와 연관시켜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제품’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하는데, 그들이 언급하는 오래 사용할수 있는 품질 좋은 제품은 바로 명품이다. 추가 선택의 여력이 없으니 집중하는 것에 불과하다.

알바천국인가? 어느 설문조사에 의하면, 요노족과 욜로족은 월 평균 지출에서 약 10만원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요노족은 월 평균 약 56만6000원, 욜로족은 월 평균 약 66만1000원. 욜로답게 조금더 쓰고 있다. 근데 욜로족이 맥시멀리스트나 다다익선을 추종하는 부류는 아니다. 어쩌면 욜로족이야 말로 미니멀리스트가 아닐까 싶다.요노족이 56만원짜리 명품? 운동화를 살때, 욜로족은 싸구려 슬리퍼 신고 66만원짜리 여행을 떠나는 그런 느낌?
 
 

핸드백으로 바꿨다, 저게 명품인지는 모르겠지만...계속 맘에 안듬 -지피티

 

#허세족과 매한가지

요노족이 욜로족과 다름없다는 편견의 근거는 허세다. 욜로 하다가 골로 간다는 말대로 요노하다가 오노?할수 있다는 거다.
요노족의 본질은 가난한 명품족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속있는 소비트렌드라는 포장이 의미가 없다. 이런저런 수식어로 조건을 달아봤자 더 구차하다.

그들이 내세우는 기본적인 성향은 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최고의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경향
  •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
  • 경제적 실용성과 가성비 고려

최고의 한가지는 자기만족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서 최고의 한가지다. 즉, 명품만이 최고의 한가지가 될수 있다. 구차한 의미나 사연 부여는 핑게에 불과하다. 1만원짜리 티셔츠가 최고의 한가지는 될 수 없다. 절대로!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한다는 조건은 그럴듯한 착각이다. 어쩌면 따가운 시선과 금전적인 불안함을 셀프 위로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냥 셀프 가스라이팅과 다를 바 없다. 20대가 명품배낭이나 고급수입차를 지르는 것은 소유가 아니라 경험이다. 어짜피 금전난에 부딪쳐 금새 중고시장에 내다 팔 가능성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렌탈과 다름없다. 잠깐의 소유를 경험이라고 정신승리하는 것. 포르쉐는 경험이고 아반테는 소유. 이런 식이다.

취미에 대한 요노족의 신념도 끝판왕 소비에서 시작되고 허세로 끝난다. 그냥 알뜰 소비족, 혹은 검소한 소비족이 아니라는 것. 스스로 위로가 되고 때론 남들에게 과시할 수준의 브랜드 소비가 딱 그들의 수준이다. 돈은 없어서 하나만 살 수밖에 없고 그나마 그 한개도 내다 팔고 또 다른 하나를 사들인다.

결국,
앞선 세대에 비해 긴 불황이 예상되고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으로 더이상 욜로를 외칠 수 없는 지경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나름의 실속으로 포장한 몰빵 소비라도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요노족은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필요한 것에 집중하고 만족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소비 문화가 맞다.단지 새로울 뿐이다. 거기에 실속이니 합리적이니 하는 수식어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그들에 대한 아저씨의 편견이다.